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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의심과 관심 사이

by 하마메리스 202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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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탕웨이 박해일 주연



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영화이다. 탕웨이, 박해일, 박용우, 이정현, 고경표가 캐스팅되었다.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다.

시놉시스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이 일어난다. 담당 형사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그녀는 남편의 죽음 앞에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 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 그녀의 알리바이 신문과 그녀의 행적을 탐문하고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한편,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그녀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한다.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와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는 형사 이야기.


출연진 정보

송서래 (탕웨이) : 변사 사건 사망자 '호신'의 아내. 한국어가 서툰 중국계 여성이다.
장해준 (박해일) :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예의 바르고 청결한 성격이다.
정안 (이정현) : 해준의 아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수완 (고경표) : 해준의 후배 형사. 해준을 형처럼 따르지만 수사 방향에서는 그와 의견이 다르다.
호신 (박용우) : 서래의 여정에 등장하는 또 다른 남자이자 남편이다.


영화 제작진

감독 : 박찬욱
각본 : 정서경 박찬욱
제작 : 이미경 강호성 고대석 박찬욱
촬영 : 김지용
편집 : 김상범
음향 : 김석원
미술 : 류성희
의상 : 곽정애
음악 : 조영욱
분장 : 송종희
동시녹음 : 정군
제작사 : (주)모호필름
배급사 : CJ ENM, MUBI
촬영 기간 : 2020년 10월 19일 - 2021년 3월 12일
국내 개봉일 : 2022년 6월 29일
미국 개봉일 : 2022년 가을


기대평

5월 13일 금요일에 영화 <헤어질 결심>의 1차 예고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이 영상에서는 형사 해준과 미스터리 한 사망자의 아내 서래의 미묘하고도 긴장감 있는 만남이 담겨있다. 영상은 해준(박해일)이 아찔한 높이의 절벽 아래위에서 변사 사건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서래(탕웨이)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고 해준과 마주한 순간에도 당당한 자세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러한 서래와 그녀를 묘하게 바라보는 해준 사이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의심과 관심을 오가는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이 드러나며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긴박감 넘치는 사건 현장에서 해준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서래의 모습 위로 '짙어지는 의심, 깊어지는 관심'이라는 카피 문구가 교차되어 몰입감을 더해 주고 있었다. 이런 강렬한 장면들이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두 사람이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고 서로에게 물으며 서스펜스와 멜로를 오가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극장가에서 멜로물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되었는데 오래간만에 보는 서스펜스 멜로물인 것 같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서사와 전개가 많이 본 듯한 느낌도 있다. 치정극 혹은 불륜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사와 전개 같아서 나로서는 결말이 예측된다. 하지만 정서경 작가의 필력을 믿고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을 믿는다. 비록 2003년 올드보이의 대단한 성공 이후, 다시는 그만한 성공을 한 작품은 없었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똑같이 찍어내는 복제 감독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을 왜 굳이 중국계 여성으로 설정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긴다. 그냥 단순하게 정서경 작가와 박찬욱 감독이 탕웨이 팬인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 작년 영화 월간지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헤어질 결심이라고 하면 결심을 한다고 하지만 헤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며 계속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탕웨이 &amp; 박해일

영화의 수위

최근에 영화 팬들 사이에서 이 작품의 수위에 대해 추측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박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미루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항간에는 SM멜로물이고 탕웨이는 극단적인 사디스트, 박해일은 마조히스트라는 글들이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박 감독이 직접 말하기를 전작들은 아주 자극적인 경험을 하게 만드는 강렬한 영화를 목표로 했었다면 이 작품은 은근하고 미묘하게 관객이 스스로 다가와 관심을 갖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영화라고 한다. 그러니 팬들이 예측하는 그런 장면이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설령 팬들의 예측이 맞다고 해도 전작들처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고 미장센으로 은근하게 표현할 것 같다. 단순히 배우들의 감정만으로 끌고 가는 작품이라서 개인적으로 나는 탕웨이와 박해일,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무척 궁금하다. 아, 그리고 5월 23일에 칸에서 첫 상영될 예정이다.


해외 평가

예고편의 카메라 워크는 정말 미쳤다.
이 감독의 촬영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카메라 움직임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는 뛰어난 사운드와 절묘한 편집도 들어가 있다. 진짜, 개봉 기다리다가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못 기다리겠다.
너무 흥분된다. 예고편만 대략 열 번은 돌려본 것 같다.

제75회 칸느 국제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 <헤어질 결심>으로 한국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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